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가운데 본래 가장 딱딱한 것은 쇠고기라고 한다. 딱딱한 이유는 근섬유의 굵기 등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근섬유가 굵은 쇠고기는 딱딱하고 돼지고기와 닭고기 순으로 부드러워진다.
쇠고기는 딱딱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열된 쇠고기는 사후 1주일~몇 주일 동안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것이다. 그대로는 굳어서 먹지 못하므로 묵혀서 근섬유에 포함된 산소에 근섬유나 그 결합을 분해해서 부드러운 고기로 만든다. 물고기가 죽은 직후에는 단단한 감촉이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부드러워지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고기를 먹을 때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고기에 포함된 지방이나 아미노산에 의해 결정된다. 돼지고기는 소나 닭에 비해 이노신산이나 구아닐산 등의 감칠맛 성분이 많다. 쇠고기는 구울 때 감칠맛 성분으로 바뀌는 아미노산이 많다. 쇠고기 구이나 스테이크는 그 맛을 느끼는 이치에 맞춘 조리법은 같다.
냄새도 중요하다. 예컨대 일본 소에는 와규 코라 불리는 단맛 나는 향기가 있다고 한다. 락톤이라는 물질에 의한 그 향기는 80˚c 정도에서 가장 강해진다. 80˚ c는 전골이나 끓는 국물에 얇게 썬 쇠고기를 살짝 익혀 소스를 찍어 먹는 요리에 최적인 온도라고 한다.
기름기가 많으면 부드러워서 맛있다고 한다. 쇠고기는 지방의 양이 최대 30~40%로 많다. 그렇기 때문에 쇠고기는 지방의 양에 따라 딱딱한 정도가 좌우된다. 그러나 돼지고기는 근육 안의 지방이 많아도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고기가 딱딱한 정도는 근섬유의 굵기나 콜라젠 등의 결합 조직의 양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닭은 지방이 더욱 적다. 그러면 왜 소는 돼지나 닭에 비해 근육 안에 지방이 많이 축적될까? 유전적으로 개량되어 온 결과이다. 해외의 쇠고기는 한국 소만큼 지방이 들어있지 않다. 한국의 경우에는 송아지의 육질을 보고 아비 소나 어미 소의 유전적인 능력을 계산해 지방이 더 들어가는 소를 교배해 왔다. 최근 20년 정도가 육종 개량으로 지방이 들어 있는 고기가 많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돼지도 근년에 점차 육종 개량이 진행되어 수가 적은 차돌박이 돼지고기가 등장하고 있다.
지방에도 종류가 있으며 낮은 온도에서 녹는 올레산이 많이 함유되면 입 안에서 잘 녹아 맛있다고 한다. 그러나 올레산의 양은 향기나 식감에 영향과 맛에는 그다지 관계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닭고기의 지방은 다른 고기보다 낮은 30~32˚c 에서 녹는다. 그렇기 때문에 식은 튀김이라도 입 안에서 지방이 녹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소는 수컷인지 암컷인지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다. 수컷은 남성 호르몬에 의해 고기 냄새가 난다. 교배에 사용되지 않는 식육용 수컷은 거세해서 냄새를 막기도 한다. 교배에 사용된 후, 고기로 만들면 냄새가 강하므로 가공육으로 사용된다.
유럽 등지에서는, 거세에 대한 동정적인 여론 때문에 약을 이용해 남성 호르몬을 분비하지 않도록 해 냄새를 억제하기도 한다.
유전적으로 아무리 지방이 축적되기 쉬워도 반드시 지방이 많은 것은 아닌 듯하다. 유전적인 영향이 많은 지방의 양도 50%는 환경에 좌우되는 것 같다.
고기의 색이나 보수성 등은 유전보다 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건강하게 발육되지 않는 소는 수분이 많아 근섬유가 물러서 육질이 나빠 맛이 없다고 한다. 기르는 방법에 따라 강제로 육질을 바꿀 수도 있다. 소에게 비타민 A가 들어 있지 않은 먹이를 계속 주면, 고기에 지방이 쉽게 쌓인다. 다만 소에는 눈이 보이지 않는 부작용이 생긴다.
물고기는 근육의 차이에 따라 붉은 살과 흰 살로 나누어진다. 육지 동물에는 그런 차이가 없을까? 많이 움직인 근육인지 아닌지에 따라 근섬유의 종류가 달라진다. 많이 움직인 부분이 맛있다는 사실도 경험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근육의 유형이 맛에 어떻게 관계하느냐 하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일반적으로 소의 등 근육인 로스 중에서도 앞다리에 가깝고 많이 움직인 어깨가 맛있다고 한다. 그러나 물고기와 달리 근섬유의 유형보다 지방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